고양이와 함께 지내다 보면,
화장실 청소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야 하는 일과 중 하나죠.
처음에는 귀찮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고양이의 건강 상태를 알아보는 중요한 시간이 되어버렸어요.
고양이들은 말 대신 화장실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곤 합니다.
‘오늘도 잘 있었어’, ‘뭔가 불편해’, ‘스트레스 좀 받아’…
다 말은 못 해도, 그 작은 모래밭 안에 다 써 있더라고요.
우리 고양이, 평소엔 어떤 식으로 배변하나요?
보통 고양이는
하루에 소변 1~3번, 대변 1번 정도를 봐요.
변을 보기 전에는 모래를 열심히 파고,
다 끝나면 깔끔하게 덮어두는 게 그들의 기본 습관이에요.
저희 고양이 ‘밤이’는
아침 해가 들 무렵이면 꼭 화장실을 들러요.
모래를 부스럭거리며 열심히 파고,
볼일을 본 뒤엔 “나 잘했지?” 하는 듯
모래 위에 자취도 없이 덮어놓고 조용히 나옵니다.
그게 평소 모습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화장실 옆에 소변이 조금씩 흘러 있고,
변을 덮지도 않고 나오는 날이 생겼어요.
화장실 밖에서 신호를 보내는 고양이
고양이는 절대 이유 없이 화장실 밖에 볼일을 보지 않아요.
실수처럼 보이지만, 그건 대부분 불편함이나 이상 신호예요.
🧼 화장실이 지저분해서
우리야 냄새 조금 나도 참을 수 있지만
고양이에게 그건 정말 참기 힘든 일이에요.
모래 위에 이전 소변 자국이 남아 있거나
배변이 오래 묻혀 있으면
“여긴 더럽잖아” 하고 밖에서 해결해버리기도 해요.
🐾 모래가 마음에 안 들어서
모래 바꾸셨나요? 저도 이전에 친환경 두부모래로 바꿨다가
밤이가 계속 발끝으로만 모래를 건드리다가
결국 화장실 앞 매트에 대변을 본 적이 있어요.
조금씩 섞어 바꾸는 게 좋았다는 걸 그제야 알았죠.
😿 아프거나, 스트레스 받는 중일 때
갑자기 평소보다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는데 소변은 거의 안 나오고,
몸을 웅크리며 힘을 줄 때마다 작은 신음 소리가 들린다면
방광염이나 요로 결석일 가능성이 있어요.
특히 수컷 고양이는 요도가 좁아서 더 조심해야 해요.
대변을 덮지 않는 고양이, 무슨 마음일까요?
고양이는 대부분 본능적으로 변을 덮어요.
그런데 덮지 않고 그냥 나와버리는 경우가 있다면?
- 모래가 마음에 안 들거나,
- 발바닥이 아프거나,
- 혹은 “여긴 내 영역이야”라고 주장하고 싶은 마음일 수 있어요.
저희 고양이도 이사 초기엔 변을 덮지 않더라고요.
낯선 환경에 불안했는지,
자기 냄새를 일부러 남겨두는 것 같았어요.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고양이
고양이는 빠르게 볼일을 보고 나오는 편이에요.
그런데 5분, 10분씩 앉아만 있거나
몇 번이고 들락날락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경우,
그건 분명히 몸 안에 무언가 이상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상황
- 모래 위에서 빙글빙글 돌기만 하고 배변 안 함
- 자꾸 모래를 파기만 하며 힘을 주는 모습
- 앉았다가 곧바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는 행동 반복
- 변이 너무 작거나 묽거나, 혹은 아예 없음
이런 행동이 2일 이상 지속되면
그땐 정말 병원에 가보시는 게 좋아요.
화장실, 고양이에겐 중요한 심리 공간이에요
고양이에겐 화장실이 단지 볼일 보는 장소가 아니에요.
스트레스를 낮추고,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공간이기도 하죠.
그래서,
- 화장실 위치가 시끄럽거나
- 다른 고양이와 너무 가까워져 있거나
- 집안 분위기가 예민해졌을 때
그들은 화장실에서도 불편함을 느끼고,
그걸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고양이 화장실, 이렇게 챙겨주세요
✔ 모래는 하루 1~2번 퍼주고
✔ 일주일에 한 번은 전체 교체
✔ 화장실은 고양이 수 + 1개가 기본
✔ 조용하고, 잘 안 보이는 곳에 두기
✔ 모래 높이는 5cm 정도가 적당
✔ 고양이의 배변 기록은 가볍게 메모해두기
사소해 보여도 이런 작은 관리가
고양이의 하루를 훨씬 더 편안하게 만들어줘요.
고양이의 변, 작지만 큰 이야기
처음에는 "별거 있겠어?" 하고 넘겼던 배변이
이젠 하루 중 가장 중요한 확인 항목이 되었어요.
- 오늘 밤이의 소변은 색이 어떤지
- 모래는 잘 덮였는지
- 대변은 너무 단단하지는 않았는지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하루 일정을 바꿔서라도 병원에 가게 됩니다.
그만큼 고양이의 변은 말 없는 건강 일기예요.
마무리하며: 화장실 앞에서 배우는 반려의 마음
사람과 고양이는 언어가 다르지만,
그들의 말 없는 행동은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을 걸어요.
"나 요즘 좀 불편해."
"이 모래, 발이 아파."
"여긴 너무 시끄러워."
이런 마음을 우리가 화장실 앞에서 읽어낼 수 있다면,
그건 아마 가장 조용하고도 깊은 교감이 아닐까 싶어요.
고양이는 말을 하지 않지만,
우리가 듣는 법을 배우면
매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어요.
오늘 저녁, 화장실 모래를 퍼내며
고양이가 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뭐였는지
한번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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